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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 왕의 본질, 나는 무슨 신인가

    타이카 와이티티 | 2017.11.03 | MCU | 130분 영화 리뷰에 앞서토르 시리즈는 번개와 망치보다 금빛 궁전의 무거운 공기가 먼저 떠올라서, 타이카 와이티티가 맡았다는 소식이 꽤 낯설었다. 예고편의 가벼운 농담이 신화적인 무게를 흐릴까 조금 걱정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그 웃음이 무너지는 나라를 버티는 방식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영화를 아스가르드를 구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토르가 왕국이라는 장소를 붙드는 대신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로 봤다.초반부터 토르는 이미 집을 잃을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처럼 움직인다. 수르트에게 묶인 채 농담을 던지는 태도도 대담해서라기보다, 아버지와 나라가 흔들린다는 말을 진지하게 붙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으로 읽..

    2026.09.11
  •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법

    스콧 데릭슨 | 2016.11.04 | MCU | 115분 영화 리뷰에 앞서닥터 스트레인지는 망토와 주문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차갑고 빠른 말투가 먼저 떠오르는 영화였다. 잘난 사람이 한 번 크게 무너진 뒤 겸손해지는 이야기는 너무 익숙해서, 마블식 농담과 화려한 화면이 그 익숙함을 얼마나 다르게 만들지 궁금했다. 나는 이 영화를 천재 외과의가 마법사가 되는 이야기보다, 자기 손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려던 사람이 타인의 도움과 반복을 견디며 손을 놓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로 봤다.사고 뒤에도 스티븐은 손을 잃었다는 사실보다, 예전의 자기로 돌아갈 방법을 잃었다는 사실에 더 화를 낸다. 그래서 카마르타지의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이 영화의 마법은 능력을 더하는 장치가 아니라 그의 손에서 빠져나간 세계를 다시 ..

    2026.09.09
  • [영화] 블랙 팬서: 물려받은 침묵을 바꾸는 왕의 선택

    라이언 쿠글러 | 2018.02.16 | MCU | 134분 영화 리뷰에 앞서마블 영화 안에서 와칸다는 늘 반짝이는 금속과 비밀 기술로 먼저 기억됐는데, 막상 단독편을 보기 전에는 그 화려한 나라가 한 사람의 슬픔까지 품을 수 있을지가 더 궁금했다. 채드윅 보스먼의 조용한 얼굴이 왕 역할과 어울린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나는 그 조용함이 얼마나 흔들릴지 보고 싶었다. 나는 이 영화를 와칸다의 위대함보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침묵을 고치려는 티찰라의 성장으로 봤다.티찰라는 처음부터 용감한 전사지만, 왕이 되는 법은 싸움을 잘하는 일보다 오래된 규칙을 의심하는 일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묵직한 장면은 비브라늄이 번쩍일 때보다, 아들이 아버지의 선택을 되묻는 순간이었다. 아래에는 중요한 장면..

    2026.09.09
  • [영화] 블랙 위도우: 가족을 믿는 법

    케이트 쇼트랜드 | 2021-07-09 | MCU | 134분 영화 리뷰에 앞서나타샤에게 단독 영화가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화려한 임무보다 그가 혼자 남는 순간을 어떻게 다룰지가 궁금했다. 다른 어벤져스 곁에서는 늘 먼저 상황을 읽고 빠져나갈 길을 찾던 인물이라,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변명처럼 흐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조금 있었다. 나는 이 영화를 블랙 위도우의 과거 설명이 아니라, 떠날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 다시 서로의 귀환을 선택하는 이야기로 봤다.《시빌 워》 뒤 홀로 숨어 지내는 나타샤는 여전히 도망에 익숙한 사람처럼 움직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능숙한 도피가 얼마나 오래된 습관이었는지, 오하이오의 짧은 가족 장면부터 조용히 꺼내 놓는다. 탈출은 늘 나타샤를 살렸지만, 이번에는 그가..

    2026.09.07
  •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옳은 말이 친구를 겨눈 날

    앤서니 루소, 조 루소 | 2016-05-06 | MCU | 147분 영화 리뷰에 앞서어벤져스가 한 화면에 많이 모인다는 말만 들으면 대개 축제 같은 영화를 먼저 떠올리는데, 이 작품은 시작부터 그 기대를 조금씩 비틀어 놓는다. 루소 형제가 《윈터 솔져》에서 만든 차가운 속도를 좋아했던 터라, 영웅들이 싸우는 장면보다 그 사이의 말투가 어떻게 달라질지가 더 궁금했다. 나는 이 영화를 히어로끼리 맞붙는 대결보다, 서로를 가장 잘 알기에 더 깊게 상처 낸 친구들의 싸움으로 봤다. 라이고스의 폭발 뒤 텅 빈 회의실과 무거운 뉴스 화면은 화려한 팀업 영화의 리듬을 먼저 멈춰 세운다. 누가 완전히 틀렸는지 고르는 일보다, 각자가 상대의 사정을 이미 알고도 물러서지 못하는 순간들을 따라가게 됐다. 아래에는 주요 장..

    2026.09.06
  • [영화] 앤트맨: 작아져서야 감당하게 된 한 사람의 자리

    페이튼 리드 | 2015-07-17 | MCU | 117분 영화 리뷰에 앞서아이언맨이나 토르처럼 처음부터 화면을 꽉 채우는 영웅들 사이에서 앤트맨은 제목부터 조금 장난스럽게 들렸다. 몸을 줄여 개미를 탄다는 설정이 얼마나 진지한 감정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페이튼 리드는 그 가벼움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스콧 랭의 초라한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나는 이 영화를 작아지는 히어로의 탄생담보다, 늘 한 발 물러나 있던 남자가 누군가의 신뢰를 받을 자리를 감당하는 이야기로 봤다. 스콧은 처음부터 세상을 구할 준비가 된 사람이 아니라 딸 캐시의 방 문턱조차 마음대로 넘지 못하는 아버지다. 그래서 핌 입자를 입는 순간보다, 핑계를 멈추고 자기 자리를 선택하는 순간들이 더 크게 남았다. 아래에는 주요 장면과 결..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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