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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비긴 어게인: 무너진 뒤에도 노래는 남는다

    존 카니 | 2014.08.13 개봉 | 음악·드라마 | 104분 영화 리뷰에 앞서배우 조합 때문에 `비긴 어게인`을 보기 전에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의 만남이 로맨스로 흐르지 않을까 궁금했다. 음악 영화가 실패한 사람의 시간을 얼마나 가볍지 않게 다룰지도 기대됐다. 아래에는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다. 나는 비긴 어게인을 새 사랑의 영화가 아니라, 실패 뒤에도 자기 목소리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기록으로 봤다. 비긴 어게인 줄거리는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한 싱어송라이터 그레타와, 직장에서 밀려난 음반 프로듀서 댄이 뉴욕에서 음반을 만드는 이야기다. 내게 이 영화는 누군가를 잊는 방법보다, 상처 난 뒤에도 자기 노래를 다시 부르는 과정에 가까웠다. 작은 바에서 다시 들린 한 곡그레타가..

    2026.08.23
  • [영화] 굿 윌 헌팅: 재능보다 자기혐오를 먼저 마주해야 하는 청년의 성장

    거스 밴 샌트 | 1997 | 드라마 | 126분 영화 리뷰를 시작하기 전'굿 윌 헌팅'은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가진 윌이 상담가 숀을 만나며 자기 안의 상처를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 영화가 재능 영화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윌의 가장 큰 문제가 능력이 부족한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다치기 전에 먼저 관계를 밀어내고, 실패하기 전에 먼저 가능성을 부정한다. 재능보다 먼저 드러난 자기혐오의 상처굿 윌 헌팅이 단순한 천재 서사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윌의 가장 큰 문제가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방식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수학 문제를 누구보다 빨리 풀 수 있지만, 삶의 가능성 앞에서는 늘 먼저 냉소하거나 도망친다. 이는 게으름이나 반항심이라기보다 상처를 입기 전에 관계를 끊고, 실..

    2026.08.22
  •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말은 늦게 배워도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김현석 | 2017.09.21 개봉 | 드라마 | 119분 영화 리뷰에 앞서'아이 캔 스피크'를 보기 전에는 무거운 역사를 웃음으로 너무 쉽게 풀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나옥분이 영어를 배우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른 채 시작하는 편이 이 영화의 감정을 더 잘 따라가게 한다. 나는 아이 캔 스피크를 증언의 영화보다, 오래 침묵한 사람이 자기 목소리를 다시 믿게 되는 이야기로 봤다.아이 캔 스피크 줄거리는 민원 왕으로 불리던 나옥분이 새로 온 공무원 민재에게 영어를 배우며 숨겨 둔 과거를 꺼내는 이야기다. 나는 이 영화가 큰 말을 하기 전, 한 사람이 입을 열기까지의 망설임을 오래 붙든다고 느꼈다. 민원 창구에서 시작된 작은 대화나옥분이 구청 창구에 찾아와 민원을 쏟아내는 초반은 코미디처럼 가볍다. 민재는 ..

    2026.08.21
  • [영화] 레옹: 함께 살지 못해도 삶을 남겨 줄 수 있다

    뤽 베송 | 1995.02.18 개봉 | 액션·범죄 | 133분 영화 리뷰에 앞서감독 때문에 '레옹'을 보기 전에는 스타일 강한 액션이 감정을 덮어버리지는 않을까 궁금했다. 워낙 명대사와 결말로 많이 언급되는 작품이라,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도 신경 쓰였다. 나는 레옹을 킬러와 소녀의 우정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잠시 들어온 사람이 끝내 떠나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로 봤다. 레옹 줄거리는 가족을 잃은 마틸다가 이웃집 킬러 레옹의 문을 두드리며 시작된다. 문 앞에서 시작된 낯선 동거마틸다가 레옹의 문 앞에 서 있는 초반은 짧지만 숨이 막힌다. 레옹은 아이를 들이면 자기 생활이 무너질 걸 알면서도 문을 완전히 닫지 못한다. 나는 그 망설임이 멋진 결단보다 더 진짜처럼 보였다. 우..

    2026.08.20
  • [영화] 타이타닉: 사랑은 로즈를 구한 것이 아니라 삶을 돌려줬다

    제임스 카메론 | 1998.02.20 개봉 | 로맨스·재난 | 195분 영화 리뷰에 앞서제목을 보고 '타이타닉'을 보기 전에는 너무 유명한 비극 로맨스라 이미 아는 감정만 확인하게 될까 봐 망설였다. 그런데 로즈가 왜 그 배에 올랐고, 잭을 만나기 전에는 어떤 표정으로 살았는지가 더 궁금했다. 나는 타이타닉을 침몰하는 배의 비극보다, 로즈가 남의 인생에서 빠져나와 자기 이름으로 살기 시작한 이야기로 봤다.타이타닉 줄거리는 약혼과 가문의 기대에 갇힌 로즈가 유람선에서 잭을 만나며, 예정돼 있던 삶을 의심하게 되는 이야기다. 재난 영화로 기억되지만 내게는 로즈가 처음으로 자기 욕망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시간에 더 가까웠다. 아래에는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다. 난간 앞에서 멈춘 로즈의 표정로즈가 ..

    2026.08.19
  • [영화] 인턴: 다정함은 일을 멈추게 하지 않고 숨을 고르게 한다

    낸시 마이어스 | 2015.09.24 개봉 | 코미디·드라마 | 121분 영화 리뷰에 앞서 한국판 인턴이 나온다고 하기도 하고 프라다 시즌 2와 오디세이로 인해서 앤 해서웨이가 너무나 유명해졌고 오랜만에 '인턴'을 다시 보았다. 유명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인턴'을 보기 전에는 그저 기분 좋게 웃고 끝나는 직장 코미디일 거라고 생각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나오는 것은 반가웠지만, 세대 차이를 너무 쉽게 훈훈하게 포장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인턴 줄거리는 은퇴 후 무료한 시간을 견디지 못하던 벤이 패션 쇼핑몰의 시니어 인턴으로 들어가, 회사 대표 줄스와 일상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다. 나는 이 영화가 일 잘하는 법보다 지친 사람에게 어떤 거리가 필요한지를 더 조용히 붙든다고 느꼈다...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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