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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104)

  • [영화] 앤트맨: 작아져서야 감당하게 된 한 사람의 자리

    페이튼 리드 | 2015-07-17 | MCU | 117분 영화 리뷰에 앞서아이언맨이나 토르처럼 처음부터 화면을 꽉 채우는 영웅들 사이에서 앤트맨은 제목부터 조금 장난스럽게 들렸다. 몸을 줄여 개미를 탄다는 설정이 얼마나 진지한 감정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페이튼 리드는 그 가벼움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스콧 랭의 초라한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나는 이 영화를 작아지는 히어로의 탄생담보다, 늘 한 발 물러나 있던 남자가 누군가의 신뢰를 받을 자리를 감당하는 이야기로 봤다. 스콧은 처음부터 세상을 구할 준비가 된 사람이 아니라 딸 캐시의 방 문턱조차 마음대로 넘지 못하는 아버지다. 그래서 핌 입자를 입는 순간보다, 핑계를 멈추고 자기 자리를 선택하는 순간들이 더 크게 남았다. 아래에는 주요 장면과 결..

    2026.09.05
  •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재앙을 막으려던 불안이 재앙을 만들다

    조스 웨던 | 2015-05-01 | MCU | 141분 영화 리뷰에 앞서첫 번째 어벤져스가 팀이 만들어지는 순간의 쾌감으로 기억에 남았다면, 두 번째 영화인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제목부터 이상하게 불길했다. '울트론의 시대'라는 말은 악당 한 명의 등장을 넘어 이 팀이 처음으로 자기 힘을 감당하지 못하는 순간을 예고하는 것처럼 들렸고, 다시 볼 때는 특히 토니 스타크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었는지가 더 궁금했다. 이미 결말과 이후 MCU의 방향을 알고 보는 만큼 이번에는 전투보다 그 불안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떻게 번지는지를 따라가 봤다.나는 이 영화를 울트론과의 전쟁보다, 미래의 재앙을 막겠다는 불안이 오히려 재앙을 먼저 만들어 버리는 이야기로 봤다. 소코비아의 전투와 비전의 탄생까지 사건은 빠르게 커지..

    2026.09.04
  •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또다시 사람을 믿는다는 것

    앤서니 루소·조 루소 | 2014.03.26 | MCU | 136분 영화 리뷰에 앞서퍼스트 어벤져와 어벤져스까지의 스티브 로저스는 내게 너무 곧아서 오히려 현대의 복잡한 갈등과 잘 어울리지 않는 인물에 가까웠다. 그래서 캡틴 아메리카 단독 영화가 첩보물처럼 흘러간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도 방패를 든 정직한 사람이 음모와 배신이 가득한 세계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움직일지가 더 궁금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그 어색함 자체가 이 작품의 가장 좋은 재료였다. 나는 이 영화를 거대한 음모를 무너뜨리는 영웅담보다, 믿을 수 있는 것이 사라진 자리에서 끝까지 한 사람을 믿기로 한 스티브의 이야기로 봤다. 워싱턴의 질서정연한 풍경과 쉴드의 번듯한 건물 사이를 걷는 스티브는 겉으로는 이미 현재에 적응한 사람처럼 보..

    2026.09.03
  • [영화] 어벤져스: 함께 싸우기 전의 균열, 페이즈 1

    조스 웨던 | 2012.04.26 개봉 | MCU·액션·SF | 143분 영화 리뷰에 앞서처음부터 모두가 한마음으로 싸울 것 같았는데, 막상 다시 보니 이들이 같은 방에 있는 시간부터 어떻게 됐었지가 궁금했다. 각자 자기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견딜지 보고 싶었다. 나는 이 영화를 강한 영웅들이 힘을 합치는 이야기보다, 자기 방식에 갇힌 사람들이 서로의 실패를 본 뒤에야 같은 편이 되는 이야기로 봤다. 역시나 MCU 사가 초반에 자주 등장하는 재밌는 농담들이 많아서 좋았다. 아래에는 주요 장면과 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다.하늘의 구멍보다 먼저 열린 불신테서랙트가 빛을 내며 로키를 불러오는 장면은 세계의 위기를 시작하지만, 내가 먼저 본 것은 쉴드 내부의 어두운 복도..

    2026.09.02
  • [영화] 토르 천둥의 신: 왕의 자리를 잃고 배운 것

    케네스 브래너 | 2011.04.28 개봉 | MCU·판타지·액션 | 115분 영화 리뷰에 앞서케네스 브래너가 북유럽 신화를 MCU 안에 옮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거대한 궁전보다 토르와 로키의 말투가 어떻게 담길지가 더 궁금했다. 이 영화가 화려한 힘보다 왕이 될 자격을 어떤 표정으로 다룰지 기대했다. 나는 이 영화를 망치를 되찾는 영웅담보다, 힘이 자기 것이라고 믿던 왕자가 타인의 삶을 통해 자격을 배우는 이야기로 봤다. 아래에는 주요 장면과 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다. 대관식 날에 먼저 드러난 토르의 조급함아스가르드의 금빛 궁전에서 토르는 왕위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자기 힘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는 아버지의 시선보다 친구들의 환호에 더 익숙하고, 평화를 지키는 일도 적을 눌러 증명할..

    2026.09.01
  •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 도망이 멈춘 순간

    루이 르테리에 | 2008.06.12 개봉 | MCU·액션·SF | 112분 영화 리뷰에 앞서헐크라는 이름만 들으면 늘 부수고 뛰어오르는 장면부터 떠올랐는데, 에드워드 노튼의 브루스 배너는 그 반대의 표정으로 시작한다는 점이 궁금했다. 힘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사람이 주인공인 헐크 영화가 어떻게 이어질지 보고 싶었다. 나는 이 영화를 거대한 괴물이 폭주하는 이야기보다, 자기 안의 폭력을 지우려던 사람이 그것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처음 받아들이는 이야기로 봤다. 아래에는 주요 장면과 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다. 낯선 도시에서 숨을 고르는 아침브루스가 브라질의 공장에서 병을 옮기고, 낯선 말 사이에서 조용히 일하는 첫 장면은 슈퍼히어로 영화치고 몹시 낮은 목소리다. 그는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맥..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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