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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104)

  • [영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약속이 남긴 시간

    조 존스턴 | 2011.07.28 개봉 | MCU·액션·전쟁 | 124분 영화 리뷰에 앞서방패를 든 캡틴 아메리카의 시작을 다루는, MCU 시간순 첫 관문 같은 영화이면서 곧 나올 둠스데이를 보기전 다시 보는 것을 시작해봤다. 막상 다시 보니 내가 붙잡은 건 전투 장면보다 스티브가 전쟁이 끝난 뒤에도 끝내 만나지 못한 시간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나는 이 영화를 초능력의 기원담보다, 한 시대에 남겨진 사람이 약속을 끝까지 품는 이야기로 봤다.스티브 로저스가 처음부터 강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몸집이 작아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괴롭힘당하는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서 계속 싸움에 끼어든다. 슈퍼 솔저 혈청은 그 성격을 새로 만들지 않는다. 이미 있던 마음을 훨씬 큰 몸 안에 옮겨 놓을 뿐이다. 그래서 이..

    2026.08.29
  • [영화] 프레스티지: 집착이 남긴 대가

    크리스토퍼 놀란 | 2006 | 미스터리·스릴러·드라마 | 130분 아래에는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다.영화 리뷰에 앞서오디세이 영화를 보고 난 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라서 반전이 얼마나 정교할지만 궁금했는데, 막상 보기 전에는 마술사 둘의 경쟁이 이렇게 차갑고 지독할 줄은 몰랐다. 유명한 결말 해석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오히려 감정이 가려질까 걱정했지만, 나는 이 영화를 천재 마술사들의 승부보다, 상대를 이기려다 스스로를 매일 잃어버리는 두 남자의 기록으로 봤다.'프레스티지'의 줄거리는 로버트 앤지어와 앨프리드 보든이 한 사고 뒤 서로의 비밀을 훔치려 들며 파국으로 가는 이야기다. 반전의 완성도로 먼저 기억되는 작품이지만, 나는 누가 더 훌륭한 마술사였는지보다 둘이 승리를 위해 무엇을 자기..

    2026.08.28
  • [영화] 듄 파트 2: 폴이 잃은 것, 믿음이 무서운 밤

    드니 빌뇌브 | 2024.02.28 개봉 | SF | 166분 영화 리뷰에 앞서곧 3편이 나온다해서 한 번 더 보게 되었다. 1편에서 폴과 차니 사이에 남겨 둔 거리 때문에, 이 거대한 이야기가 끝나면 둘의 말투가 어떻게 달라질지가 더 궁금했다. 나는 이번 파트 2를 운명적 영웅의 탄생보다, 타인의 믿음 속에서 폴이 자기 선택을 잃어 가는 이야기로 봤다. 스포일러를 최소화한 듄 파트 2 줄거리는 아라키스에 남은 폴이 프레멘과 함께 황제의 세력에 맞서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예언을 피할 수 있는지 시험받는 내용이다. 압도적인 화면과 사운드로 먼저 이야기되는 작품이지만, 나는 전쟁이 커질수록 차니에게 덜 솔직해지는 폴의 얼굴을 오래 봤다. 사막의 발자국이 바뀌는 순간폴이 프레멘의 동굴과 모래언덕을 오갈 때, ..

    2026.08.27
  • [영화] 포레스트 검프: 달리면서도 한 사람에게 돌아갈 길을 잊지 않았다

    로버트 저메키스 | 1994.10.15 개봉 | 드라마 | 142분 영화 리뷰에 앞서유명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포레스트 검프'를 보기 전에는 조금 조심스러웠다. 따뜻한 인생 영화라는 수식어가 너무 단단하면 막상 볼 때 감동을 정해 놓고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다. 나는 '포레스트 검프'를 기적처럼 성공한 남자의 이야기보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기 자리를 오래 지키는 이야기로 봤다.'포레스트 검프' 줄거리는 다리에 보조기를 찬 소년 포레스트가 제니를 만나고, 우연처럼 이어지는 여러 일을 지나 다시 그녀의 곁으로 돌아가는 흐름이다. 평점보다 먼저 떠올리는 반응이 많은 작품이지만, 나는 유명한 명대사보다 그가 제니를 부르는 낮은 목소리에서 이 영화의 온도를 찾게 됐다. 버스 정류장에 남..

    2026.08.26
  • [영화] 곡성: 공포는 보이지 않는 것보다 잘못 믿은 말에서 시작된다

    나홍진 | 2016.05.12 개봉 | 공포 | 156분 영화 리뷰에 앞서영화 호프 때문에 전에 보았던 '곡성'을 다시 보게 되었다. '곡성'을 보기 전부터 곽도원과 황정민이 한 화면에서 얼마나 다른 방향으로 밀어붙일지 다시 좀 궁금했다. 나홍진 감독의 그 혼란을 어떤 얼굴과 소리로 쌓는지 보고 싶었다. 나는 '곡성'을 악의 정체를 맞히는 영화보다, 다급한 사람이 불확실한 말들 사이에서 무엇을 믿을지 고르다 자기 시야를 잃는 이야기로 봤다. '곡성' 줄거리는 낯선 외지인이 온 뒤 마을에 기이한 사건이 번지고, 경찰 종구의 딸 효진까지 아프기 시작하면서 종구가 원인을 좇는 흐름이다.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다. 빗속 현장에서 먼저 흐려진 눈초반의 종구는 사건 현장에 도착해도 형사보다 동네 사람에 더..

    2026.08.25
  • [영화] 다크 나이트: 영웅이 악당이 되어야 했던 밤

    크리스토퍼 놀란 | 2008 | 액션·범죄 | 152분 영화 리뷰에 앞서크리스토퍼 놀란 때문에 '다크 나이트'를 보기 전에는 히어로 영화의 문법을 얼마나 차갑게 바꿔 놓을지 기대했다. 조커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나는 그가 고담의 사람들을 어디까지 밀어붙일지가 더 궁금했다. 나는 다크 나이트를 조커와 배트맨의 대결보다, 고담이 감당하지 못한 진실을 한 사람이 떠안는 이야기로 봤다.'다크 나이트'는 조커라는 혼란 앞에서 배트맨, 고든, 하비 덴트가 각자의 방식으로 고담을 지키려는 이야기다. 이 영화가 지금도 강한 건 액션의 크기보다, 선한 의도로 출발한 사람도 어떤 압력 앞에서는 너무 쉽게 다른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걸 끝까지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아래에는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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