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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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 사랑은 시간을 건너 우리를 책임지게 만든다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개봉일: 2014-11-06 개봉 | SF/드라마 | 169분 당신은 너무 멀리 떠난 뒤에도, 끝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믿나요? 인터스텔라는 우주를 향해 출발하지만, 사실은 한 사람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 영화가 오래 남는 이유는 블랙홀의 장엄함보다, 누군가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감정이 얼마나 느리고 단단한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거대한 스케일로 시작한 영화가 마지막에 우리의 가장 사적인 감정으로 수렴될 때, 우리는 스크린 밖의 자기 삶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먼지로 덮인 집, 끝내 포기하지 않는 시선영화 초반의 황폐한 농장과 끝없이 날리는 먼지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의 생존 위기이자, 동시에 개인이 사랑을 미루게 되는 현실의 질감이다. ..
2026.03.08 -
[영화] <호퍼스>: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들은 결국 사람이었다
감독 다니엘 총 | 개봉 2026.03.04 | 장르 애니메이션, 모험, SF | 러닝타임 104분 당신에게도 그런 장소가 있나요? 지금은 사라졌거나, 사라질까 봐 두려운 그 어딘가가.는 연못 하나를 지키려는 소녀의 이야기다. 단순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는 건 연못이 아니다. 그 연못가에서 함께했던 사람, 그 사람과 나눈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픽사는 이번에도 어린이가 웃는 동안 어른이 조용히 눈물을 닦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예고편만 보면 다소 우스꽝스러울 수 있지만 픽사의 속 깊은 이야기가 또 고스란히 전달된다. 연못이 사라진다는 것의 의미메이블에게 그 연못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할머니와 함께 앉아 물가를 바라보던 오후들, 아무 말 없이 나란히 있..
2026.03.06 -
[영화] <만약에 우리>: 그때 우리가 조금만 더 버텼다면
감독 김도영 | 개봉 2025.12.31 | 장르 멜로, 로맨스 | 러닝타임 115분 당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나요?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지, 가끔 생각나는 얼굴이. 는 그 질문을 제목으로 삼은 영화다. 화려하지 않다.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냥 조용히, 아주 익숙한 방식으로 마음속 어딘가를 건드린다. 극장을 나서면서 눈물을 닦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무언가를 오래 묻어뒀던 사람들이, 이 영화 앞에서 그걸 꺼내게 됐을 것이다.고속버스에서 시작된 인연, 그리고 시간이야기는 단순하다. 고향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서 우연히 나란히 앉게 된 은호와 정원.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 안에서 각자의 꿈을 품고 살아가던 두 사람은,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보듯 가까워진다. 좁은 자취방에서의 동거, 응원과 설렘이 뒤섞인 ..
2026.03.06 -
[영화] <플래닛>: 무너진 세상에서도 남는 것들에 대하여
감독 드미트리 키셀레프 | 개봉 2023.07.05 (한국) | 장르 SF, 모험, 재난 | 러닝타임 107분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 사람은 무엇을 붙잡을까요?은 소행성 충돌이라는 거대한 재난을 배경으로 삼지만, 이 영화가 진짜 말하고 싶은 건 운석이 아니다.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는 그 순간에도, 사람이 가장 먼저 찾는 게 무엇인지를 이 영화는 조용히 보여준다. 스펙터클 뒤에 숨겨진 아주 오래된 감정. 그게 이 영화를 단순한 재난 블록버스터와 다른 자리에 놓이게 만드는 이유다. 재난은 배경이고, 사람이 중심이다. 의 출발점은 익숙하다. 우주정거장이 소행성의 파편에 강타당하고, 그 충격이 지구로 이어지며 대재앙이 펼쳐진다. 예고도 없이, 준비도 없이. 세상이 하루아침에 달라진다.하지만 카메라가 진..
2026.03.04 -
[영화] <파이트클럽>: 내 안의 나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다
감독 데이빗 핀처 | 개봉 1999 | 장르 드라마, 스릴러 | 러닝타임 139분 당신은 지금 당신답게 살고 있나요? 아니면, 누군가 당신에게 기대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나요?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들이밀다. 그것도 아주 폭력적인 방식으로. 하지만 이 영화가 진짜 무서운 건 주먹이 오가는 장면이 아니다. 스크린 밖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진다는 것이다. 1999년에 나온 영화가 2020년대를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이토록 날카롭게 꽂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이름 없는 남자와 타일러 더든, 같은 사람의 두 얼굴영화의 주인공은 끝까지 이름이 없다. 그냥 '나레이터'로 불린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 깔끔하게 정돈된 아파트, 카탈로그에서 골라낸 가구들로 채워진 삶을 산다. 겉으로 보면..
2026.03.03 -
[영화] <대부>: 50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 개봉 1972 | 장르 범죄, 드라마 | 러닝타임 175분 시간이 지나도 어떤 것들은 낡지 않는다. 음악도, 사람도, 그리고 어떤 영화도.를 처음 본 게 언제였든, 다시 보는 순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오래된 명작'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을 걸어오는 이야기라는 걸. 50년이 넘은 필름 위에, 여전히 살아있는 무언가가 있다.권력이 아니라 가족의 이야기다많은 사람들이 를 마피아 영화로 기억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다시 보면, 이 영화의 중심에는 총성이 아니라 식탁이 있다.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결혼식을 올리고, 서로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면들. 코폴라는 범죄 조직의 이야기를 빌려, 사실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무엇을 잃어가는가'를 묻고 있다...
2026.03.01